업(業)·비즈모델·일하는 방식 등 세 가지 ‘전환’이 핵심 개념
독보적 경쟁력에 기술력·인재 결합…E 인프라 ‘핵심 플레이어’ 추진
반도체·송배전·데이터센터·미국·SMR 5대 성장분야 설정

김희방 신보 부사장(미래전략부문장). [사진=송세준 기자]
신보(대표 송병규·이원표·유정섭)가 전기·통신 시공회사에서 ‘AI 전기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 2030’을 선언했다.
국내 전기 인프라 기업 최초로 ‘매출 1조 클럽’ 목표도 제시했다.
전략기획과 신사업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김희방 신보 부사장(미래전략부문장)은 지난 1년여간 신보의 ‘비전 2030’을 설계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는 글로벌 산업 환경 변화와 AI 기술의 확산 속에서 신보가 ‘AI 전기 인프라 기업’으로 정체성을 전환해야 할 적기라고 진단했다.
김 부사장은 “골드러시 시대에 금을 캐는 이들보다 청바지를 팔았던 기업이 큰 성공을 거뒀듯 AI 시대는 연결성을 책임지는 전기 인프라가 핵심”이라며 발전소부터 하이테크 반도체 공장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역량을 신보의 독보적 경쟁력으로 꼽았다.
김 부사장을 만나 ‘비전 2030’에 담긴 의미와 비즈니스 모델 전환 등 구체적 전략을 들어봤다.
그는 ‘AI 전기 인프라 기업’은 업의 정체성, 비즈니스 모델, 일하는 방식 등 세 가지 전환이 핵심 개념”이라며 “포트폴리오와 수익구조 다각화 등을 통해 국내 전기 인프라 기업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1972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AI 전기 인프라 기업’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배경이 궁금하다.
“시장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배경이다.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과 데이터센터 확충,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대규모 전력망 투자가 예정되면서 전기 인프라가 AI 시대의 핵심 병목이 됐다. 또 하나는 내부의 문제의식이다. 신보는 2만여 전기공사업체 가운데 1위에 오른 기업이다. 다만 기존의 전기·통신 시공 전문 포트폴리오가 앞으로도 지속가능하냐에 대한 물음표가 있었다. 지금은 돈을 버는 사업이라도 당장 변화를 시작하지 않으면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판단이 비전 2030의 출발점이다. 그래서 시장이 신보를 먼저 찾아오는 ‘Best of all’ 위치로의 전환을 선택했다. 이미 반도체·전력인프라·미국 시장에서 그 위치를 확보해가고 있다. 이 비중이 전체의 60%를 넘어서면 신보의 정체성은 자연스럽게 ‘AI 전기 인프라 기업’이 될 것이다.”
▶‘AI 전기 인프라 기업’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지향하는가. 기존과 비교해 무엇이 달라지는 것인가.
“세 가지 전환이 핵심이다. 첫째, 업(業)의 정체성 전환이다. ‘전기·통신 시공회사’에서 발전부터 송·변전,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까지 에너지 흐름 전체를 다루는 ‘AI 전기 인프라 기업’으로 이동한다. 둘째,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이다. 프로젝트 단위의 비반복적·마진 변동형 매출에서 장기 계약 기반의 반복 매출 구조로 옮겨간다. 설계·시공(EPC) 원도급으로 안정적 수주기반을 확보하고 시공완료 후 관계가 끊기던 구조 대신 운영·유지보수(O&M)까지 장기계약으로 끌고 가고자 한다. ‘Build →Operate→Expand’의 선순환이 목표다. 셋째, 일하는 방식의 전환이다. 실행률·리스크·클레임 관리를 통합하고 데이터를 축적, 시스템화·표준화·효율화로 의사결정 역량을 높이는 것이다. 한마디로 수주 경쟁으로 일감을 따내던 회사에서 시스템과 솔루션으로 가치를 만들어 내는 회사로 바뀌는 것이다.”
▶2030년 매출 1조원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가장 집중하고 있는 핵심 사업 분야는 무엇인가.
“우리가 꼽는 5대 미래성장 분야는 반도체, 송배전, 데이터센터, 미국 시장, 그리고 SMR(소형모듈원자로)이다. 이 분야들의 공통점은 기술력과 수행실적을 갖춘 기업이 제한적인 '검증된 공급자 시장'이라는 것이다. 신보는 이 시장에서 고객이 먼저 찾는 파트너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매출 1조원은 결코 무리한 숫자가 아니다. 전기·통신 시공 본업에서 약 8500억원의 안정적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신규사업으로 1500억원을 더하는 구조다. 성장 시장에서의 수주 확대를 감안하면 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그림이다. 동시에 단순 매출 확대가 아니라 수익성 정상화를 함께 추진한다. 양질의 사업을 선별 수주하고 실행률 손실을 최소화, 그동안 저조했던 영업이익률 수준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지난해 8300억원 규모의 수주를 기록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신보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가.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우선 End-to-End 수행 역량이다. 고압송전·인입부터 Fit-out(Hook-up)까지 전 공정을 직접 수행할 수 있다. 발전~송전~변전~배전~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한 회사가 커버하는 것은 우리가 거의 유일하다. 둘째, 현장 중심의 실행력이다. 공기 준수, 품질 안정성, 고난도 공사 수행력이 높은 재수주율로 이어진다. 고객이 다시 신보를 찾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셋째, 진입장벽이 높은 공종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이테크, 전력구, 고압송전, 발전소 등은 후발 주자가 쉽게 들어올 수 없는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한 영역이다. 실제로 2025년 총 수주액 가운데 AI 관련 공종의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이런 강점들이 50여년간 축적한 기술력·인재와 결합해 꾸준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AI 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등 관련 인프라 수요가 늘고 있다. 신보는 이 분야에 어떻게 접근하고 있나.
“데이터센터의 ‘물리적 인프라’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결국 송배전, 고압 인입·Fit-out·전력설비 등이다. IT·개발·운영 사업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바로 이 영역에 신보의 강점이 있다. 나아가 투자 여력을 바탕으로 엣지 데이터센터(Edge DC)에 집중할 경우, 일관 시공을 넘어 개발과 운영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고 본다. 물리적 인프라 구축에서 운영까지 전 과정을 커버하는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희소하기 때문에 이 지점이 신보가 차별화할 수 있는 영역이다.”
▶‘설계-시공-운영’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을 갖고 있나.
“통합 솔루션은 단계별 로드맵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2026~2027년 ‘전환 착수’ 단계에서는 전기 인프라 시공 Top-Tier 위치를 다지면서 체질 개선과 원가 혁신에 집중하고, 신사업 진출을 모색한다. 2027~2029년 ‘전환 기반 구축’ 단계에서는 유통·제조로 밸류체인을 넓히고 지중송전 원도급 지위 확보, 데이터센터 개발 참여를 추진할 계획이다. 2030년 ‘전환 구조 정착’ 단계에서는 데이터센터 운영과 O&M까지 수행하는 AI 전기 인프라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요약하면 ‘시공→솔루션 결합→플랫폼 운영’ 등 단계적으로 올라가는 구조다. 각 단계마다 목표점과 필요 역량을 정해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최근 내부 워크숍에서 ‘비전 2030’을 공유한 것으로 안다. 구성원들과 공유한 핵심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메시지는 분명했다. 바로 ‘전환’이다. 수주 경쟁을 하는 회사에서 고객이 먼저 찾아오는 AI 전기 인프라 기업으로의 정체성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매출 1조원이라는 목표가 막연한 구호가 아니라 부문별로 근거가 있는 현실적인 숫자임을 함께 확인했다. 상장(IPO)을 염두에 두면서 ‘전환을 완성하는 기회’로 활용할 것이다. 의지만으로는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상장이라는 외부의 틀을 통해 조직 전체가 단기 수익이 아닌 ‘기업가치 중심 사고’로 전환하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다. 내부통제 강화 역시 규제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변화로 받아들여 달라는 점을 강조했다.”
▶끝으로 2030년, 신보는 어떤 모습의 기업이 될 것으로 기대하나.
“2030년의 신보는 국내 전기 인프라 기업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상장기업이자, 시공을 넘어 유통·제조·운영까지 아우르는 ‘AI 전기 인프라 솔루션 기업’이기를 기대한다. 시장이 신보를 더 이상 전기공사업체가 아니라 에너지 인프라의 핵심 플레이어로 인식하는 것, 그것이 진짜 목표다. 나아가 2030년대에는 데이터센터 운영과 O&M, 그리고 연결·관제·플랫폼 통합까지 담당하는 ‘AI 신보’로 확장하고자 한다. 건설기업이 에너지·AI 기업으로 시장의 인식이 옮겨가는 흐름 속에서 신보가 그 변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내건 ‘We Power the Future Energy Flow’라는 문장에는 전력 인프라 기반은 우리가 완성한다는 자신감과 전력 에너지 흐름 전체를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신보가 바로 이런 회사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비전 2030’을 흔들림 없이 실행해 나가겠다.”
송세준 기자21ssj@electimes.com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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